오늘은 글루텐이 저탄고지/키토제닉 식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네이버 지식인에 최근 질문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저탄고지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데 빵종류가 너무 먹고싶은데 혹시 단백질 파우더에 글루텐 파우더를 섞어서 베이킹하면 당질을 높일까요?" 라는 질문. 이 외에도 필자는 글루텐은 저탄고지 식이에 전혀 영향이 없느냐? 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인터넷에는 '저탄고지' 라는 단어와 함께 '글루텐 프리 피자' '글루텐 프리 과자' 등등의 많은 식품들이 함께 검색이 되고 있다.
놀랍게도, 글루텐은 단백질이다.
글루텐은 글리아딘(gliadin)과 글루테닌(glutenin)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성분으로, 물에 용해되어 풀어지지 않는 성질을 가지는 불용성 단백질이다. 글루텐은 밀 뿐만 아니라, 귀리, 보리 등 곡류에 함유되어있고, 밀의 경우에는 물과 함께 반죽했을때, 글루텐이 만들어지고 점도와 탄력성이 높아지면서 빵을 만들수 있도록 변한다. 라틴어 Glue(글루, 접착제)에서 유래한 어원을 보면 이 성분이 점도와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특히나 탄력있게 찢어지는 식빵이나 발효빵을 만들때, 글루텐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라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살펴보자면 글루텐은 탄수화물도, 지방도 아니기에 당질(탄수화물)을 높이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글루텐을 먹는다고 해서 당질을 높이지 않습니다" 이다.
탄수화물도 아니고, 빵을 만들때도 꼭 필요한 이 글루텐은 언제부턴가 갑자기 '만병의 근원'처러 여겨지기 시작했다. 흠.. 갑자기 무슨이유일까?
우리나라에서 글루텐프리가 유명해진 것은 대략 2016년 즈음,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대통령의 전 영부인이 미쉘오바마부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배우 이성경, 해외에선 미란다 커, 귀네스 팰트로 등 많은 셀럽들이 글루텐프리 움직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 때 이후로, 우리나라 마트에서는 글루텐프리가 표기된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밀을 먹으면, 배가 아프거나 여러가지 이상 증상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셀리악 병'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글루텐이 면역체계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장내에 염증이 발생하고, 소장 내의 융모가 손실되어 영양분 흡수를 못하게 되는 병이다. 심한 경우, 목숨까지 위험한 경우가 있다. 이 병은 미국내 전체인구중 약 1%정도만이 앓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거의 발병사례가 없는 희귀한 질환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글루텐프리에 크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외로는 밀 알러지(알레르기)가 있거나 글루텐 과민증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포함해도, 미국내에서는 전체인구의 약 6% 사람들만이 밀을 섭취했을때 예민한 반응을 나타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글루텐과 관련된 질병의 발병율이 거의 없다해도 글루텐프리 식품은 일종의 ‘건강식품’으로 환영을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소비자들이 글루텐프리 식품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질병때문이 아니라 건강개선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도 많이 찾는다. 다이어트 업체의 한 컨설턴트는 글루텐 자체가 다이어트에 방해가 된다며 글루텐을 피하라는 처방을 내주기도 한다. 하지만, 글루텐과 살이찌는 것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
구분 | 글루텐 포함 식품 | 글루텐 프리 식품 |
원료 | 곡류, 가공식품류, 주류 | 어류, 육류, 해산물류, 야채/과일류 |
곡류 | 밀(밀가루), 귀리(오트밀), 보리, 호밀 등 | 쌀, 메밀, 옥수수, 감자, 고구마, 콩류 |
식사류 | 빵(제과/제빵), 보리밥, 시리얼, 패스트푸드 | 쌀밥, 고기류, 생선류, 샐러드류 |
면류 | 라면, 짜장면, 짬뽕, 우동, 국수, 냉명, 파스타, 쫄면, 칼국수 | 쌀국수, 당면(잡채), 모밀(메밀), 옥수수면이나 글루텐프리 면제품류 |
주류 | 맥주, 위스키, 보드카류 | 소주, 청주, 사케, 와인류, 데킬라, 고량주, 럼주 등 |
위의 표는 저탄고지 식이와는 관련없이, 글루텐프리 식품만을 표기한 표입니다 :)
* 주의깊게 살펴봐야할 글루템 함유 식품
: 햄/소시지류, 어묵, 맛살, 콩고기, 튀김(가루), 부침(가루), 과자, 개량식 간장, 고추장, 케찹, 머스타드, 드레싱, 수프, 인스턴트 커피, 코코아, 초콜릿류등은 반드시 제품의 원재료명을 확인해서 섭취해야한다.
위의 표에서와 같이 글루텐을 함유한 식품은 밀가루 음식인 경우가 많다. 패스트푸드, 칼국수, 파스타등의 음식을 먹고 살이 찌는 이유는 글루텐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당류(탄수화물)이나 다른 식품첨가물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글루텐프리 실천하니 살이 빠졌어요'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글루텐을 끊었다기보단, 밀가루 음식을 끊어서 효과를 본 경우이다. 밀가루 음식과 자주 쓰이는 설탕, 버터등을 피하게 되지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게 된 것이다.
글루텐프리 음식은 관련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건강의 회복을 위해 도움이 되지만, 글루텐과 관련된 이상 증상이 없는 사람은 특별히 글루텐 프리 제품을 고집하는 것은 건강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식품 구입시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살펴봐야한다. 이러한 식품들은 글루텐이 체질상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대체식품이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강식품은 아닌 것이다.
저탄고지/ 키토제닉 식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글루텐을 피하려는 노력보다는, 밀가루 음식이 가지는 탄수화물의 중독을 더 유의해야한다. 밀가루는 세로토닌(행복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우리의 몸에 당(포도당)을 공급해준다. 그래서 많이 먹을시, 배가 불러도 계속해서 밀가루 음식을 먹고싶은 생각이 들 수 있기에 이것을 경계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식욕 자체가 글루텐 때문에 드는 것이 아니기에, 저탄고지 식이를 함에 있어 글루텐프리와 병행해야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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